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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IT

홈팟 미니(Homepod Mini) 스피커 3개월 사용기

by 튠아 2021. 6. 28.


과거 홈팟 출시때부터 애플 스피커에 대한 호기심은 늘 가득했으나, 

한국에는 정식 발매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직구하기엔 다소 애매한 가격에 계속 지름을 미루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애플에서는 기존 홈팟 단종을 발표하면서, 홈팟 미니라는 새로운 스피커를 발표했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Qoo10에서 Homepod Mini를 93달러에 판매하는걸 발견했고

드디어 주문하게 된다.

 

2018년 맥미니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맥미니의 외장스피커로 쓰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신나게 세팅을 했다.

주먹만한 사이즈에 훌륭한 소리를 내준다. 디자인도 블랙으로 했더니 무난무난. 책상 위에 올려서 스피커로 사용할 거라면 두 개를 구입해서 스테레오로 구성하는게 좋을 듯.. 

 

 

1. 첫 인상

맥미니에서 애플뮤직을 통해 음악을 재생했을 때 첫 인상은

"소리가 이렇게 좋아?"였다. 

이만한 사이즈의 스피커에게 너무 기대한게 없어서 그런걸까, 소리가 너무 좋았다.

물론, 내가 딱히 예민한 귀를 가지지 못해서 그럴수도 있지만 93달러의 가치는 바로 넘어선다는 확신이 들었고 

'올해 가장 잘 산 제품'으로 선정해야겠다며 속으로 웃었다.

빠른 시일 내에 한 개 더 사서 스테레오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2. Airplay

애플 기기를 그래도 남들보다는 많이 쓰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놈의 Wi-fi를 기반으로 한 Airplay는 처음 쓰다보니 처음엔 좀 어려웠다. 특히, 블루투스로 작동하는 스피커들을 주로 사용하다가 Airplay를 사용하는건 난해했다. 블루투스와 다르게 무조건 무조건 공유기를 통해 Wi-fi 신호가 있어야 하고, 앱에 따라 Airplay를 지원하지 않기도 한다.

 

3개월간 경험상 애플기기(아이폰, 아이패드, 맥미니 등)에서 대부분 Airplay 버튼을 통해서 음악을 스피커로 출력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유튜브, 유튜브 뮤직, 애플뮤직 등 내가 주로 사용하는 앱에서도 홈팟 미니로 Airplay 재생이 가능해서 별 문제가 없었다. Airplay 장점을 꼽자면 내가 집안에서 어딜 가든 끊김이 없다는 점인데, 재생명령을 내린 기기와는 별개로 홈팟미니 디바이스에서 airplay를 수행하기 때문인 듯 했다. 

 

다만... 내가 좀 당황했던 상황은 바로 맥에서 Airplay를 지원하지 않는 프로그램들인데, 

사실 시스템 상에서 시스템 출력을 바로 홈팟 미니로 보내버리는 기능이 있긴 하다. 

아래 그림 처럼 홈팟 미니 스피커를 선택해서 소리를 출력할 수 있다.

'침실'이라는 이름을 가진 홈팟 미니에 맥OS 시스템 사운드 출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화면에 출력되는 영상과,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사이에 레이턴시가 생긴다. (스피커가 1초가량 늦음)

그래서 Airplay를 할 수 없는 게임 등에서는 홈팟 미니를 사용 할 수 없었다.

시스템 사운드 출력을 홈팟 미니로 해두면 다 해결될줄 알았는데, 사실상 아무것도 해결이 안되는 것이었다. 

특히 Zoom 실시간 수업 등에서 이러한 레이턴시 발생은 치명적이었다. 

 

시스템 상에서 녹화하는건 레이턴시 없이 정상적으로 나와서, 그냥 휴대폰으로 모니터를 찍었다. 자세히 들어보면 내가 키를 누르고 한참 뒤에야 효과음이 나타난다.(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에어플레이 지원 앱이나 Safari 같은 애플 네이티브 앱들은 이 레이턴시를 보정해서 영상과 싱크가 맞도록 만들었다.

레이턴시가 발생하다보니, 결국 음악 듣거나 사파리로 넷플릭스 볼때 말고는 홈팟 미니를 사용하기 힘들었다.

근데 또, 홈팟 미니 이 녀석은 음악 재생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93불의 가치를 하는 녀석이긴 하다.

 

3. U1 칩, 넌 너무 예민해

홈팟 미니 앞에 아이폰을 갖다대면 상단에 홈팟 재생 정보가 뜬다.

 아이폰12 이후 아이폰 모델과 홈팟 미니에는 울트라와이드밴드(U1) 칩이 탑재되어 있는데, 그 덕에 아이폰을 홈팟에 갖다대면 바로 음악을 전송할 수 있다. 홈팟에서 재생되는 음악을 아이폰으로 손쉽게 가져올 수도 있다. 

 대신 U1칩이 반응이 예민(?)해서, 나처럼 아담한 책상 위에 둘 경우에는 아이폰 사용 할 때 좀 불편해진다. 아이폰에서 다른 화면을 보다가도 자꾸 상단에 진동과 함께 홈팟 정보가 뜨게 된다. 결국 나는 홈팟 미니를 책상에서 가장 먼 곳으로 위치시켰다. 휴대폰은 봐야하니까.

4. 전화통화

이는 iCloud의 편의기능인데 휴대폰에서 전화가 왔을 때, 스피커폰을 홈팟 미니로 대체할 수 있다. 기분 탓인지, 홈팟 미니로 들려오는 상대방의 목소리는 뭔가 더 정감있고 풍성하다. 

5. Hey, Siri

 홈팟 미니는 아직, 한국어를 할줄 모른다. 그나마, 한국인이 구사할 수 있는 영어를 사용해야한다. 그래도 영어라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간단한 명령어 정도는 시리에게 말을 건다. 

6. 독립된 스마트 기기로써 홈팟 미니를 이해하기

 100불이 안되는 홈팟 미니는 굉장히 매력적인 기계이다. 일단 소리가 너무 좋다. 두 개를 세팅해도 200불이 되지 않는데, 이 가격으로 이 정도 수준의 스피커를 다른 곳에서 구하긴 쉽지 않을 듯 하다.

 홈팟 미니, 이 제품을 단순히 스마트 '스피커'라고 이해하기엔, 애플 특유의 폐쇄성이 너무 짙다. 안드로이드나 윈도우는 기본적으로 소리 재생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블루투스 스피커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이라 Wifi 기반으로 한 홈팟 미니는 더욱 더 난해하게 느껴진다. 

 이 제품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피커'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스마트'에 중점을 둬야할 것 같다. 쉽게 이야기해, 홈팟 미니는 스피커를 메인으로 만든 유선 아이폰(??)정도로 이해하면 간단할 듯 하다. Airplay로 내보기내기 한 음악앱들도, 사실은 아이폰에서 재생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재생 정보만 홈팟 미니로 전달 할뿐, 홈팟 미니는 프로세서를 통해서 한번 더 재생을 한 뒤에 출력을 한다. 내가 재생 명령을 내린 아이폰이 꺼져도, 아이패드가 꺼져도 홈팟 미니는 그대로 재생을 이어간다. 별도의 스마트 디바이스기 때문이다.

7. 살까요?

 만약 음악을 많이 듣는 아이폰 유저라면, 가격이 100불 이하이기에 사도 큰 후회는 없을거 같다. 나 역시도 아직 스마트 홈 구성을 시도하지 않았지만, 더욱 더 커질 스마트홈 디바이스 시장을 생각하면 홈팟 미니는 컨트롤로써 100불 이상의 가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아직까진 영어를 써야하긴 하지만..). 하지만, 질 좋은 '스피커'를 마련하는 목적이라면 말리고 싶다. 소리의 호불호를 떠나서, 영상과 음성이 레이턴시가 생기는 건 스피커로써의 역할을 50%도 수행하지 못하는게 아닐까 싶다.